전주문화재단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예술. 합창(合唱) | 자화상
전주 백인의 자화상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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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예술. 합창(合唱)
  • 2020-05-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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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예술. 합창(合唱)

지휘자 김성지의 삶

 

변자연(피아니스트·교육자)

 

김성지 (1934~)

193441일 출생

익산 남성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졸업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전주교육대학교 음악과 교수 역임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장 역임

전주교육대학교 대학원장 역임

광주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겸임교수 역임

 

전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전주예수병원 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전북교원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 전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전주장로합창단 상임지휘자

 

 

합창(CHOIR)’은 천상의 소리이자 소통의 언어이며,

인간의 음성을 아름다운 소리로 모아 만들어 내는 최고의 예술이다.

우리의 삶도 합창처럼 조화로울 수 있기를...

Creativity in Choir

합창의 불모지에 불씨가 되다.

 

지휘자 김성지는 193441일 전북 익산에서 출생했다. 그는 어린 시절 집 가까이에 있는 교회의 성가대 소리를 듣고 자랐으며, 교사였던 형님의 아코디언 연주에 매료된 것이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음악공부에 매진한 그는 전주기전여고에 음악 교사로 부임했다. 교내 합창 지도뿐만 아니라 전주에 합창단이 하나둘씩 세워지는 초석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지휘자 김성지는 이렇게 전한다.

 

1900년 중반 무렵 전주는 합창의 불모지였지요. 그 당시에는 합창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여건도 여의치가 않았어요. 1957목가합창단을 창단했습니다. 단원 중의 상당수가 기독교였던 목가합창단은 그 후에 할렐루야합창단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196151일 오후 8시 전주신흥고등학교 대강당에서 할렐루야합창단이 창단 공연을 했습니다. 연습할 공간이 없었던 그 당시의 합창단이 연습실로 주로 이용했던 곳은 예식장이었어요. 피아노가 흔치 않았던 그 시절에 연습 공간을 갖춘 곳으로 예식장이 제격이었습니다. 1965전주예수병원합창단이 창단되었고, 그 이후 어머니합창단’, ‘KBS합창단’, ‘전주남성합창단’, ‘전북초등교원합창단’, ‘새실여성합창단’, ‘울타리합창단’, ‘교대황학합창단이 창단되면서 합창의 꽃을 피웠습니다. 특히 창단 12년만인1984년에 재창단 된 전주시립합창단은 현재까지도 전주의 명품을 지키고 있습니다.

 

Harmony...of cHoir

작은 불씨가 모여 하모니를 이루다.

 

1957-1965

1957목가합창단이 창단을 준비한다. 이 후 196010, 마침내 김성지 지휘자와 당시 예수병원에 근무했던 박주철 단장이 주축이 되어 전주목가합창단이 창단하기에 이른다. 그 다음 해인 19611월에는 전주목가합창단이 교회 합창 음악의 발전을 위하여 할렐루야합창단발족을 결의한다. 같은 해 120일에 준비위원 7인이 창립 준비위원회로 모여 제반사를 숙의하고, 드디어 129일 서문교회에서 11개 교회 43인이 참석하여 첫 번째 합창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25일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할렐루야합창단이라 명명하고, 그해 51일 오후 8시 전주신흥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지휘 김성지, 이순모의 반주로 할렐루야합창단의 공식적인 창단 연주회가 열린다.

혼성합창, 남성합창, 여성합창, 테너 주보성, 소프라노 홍정표의 독창 등 1부와 2부와 나뉘어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19661210일은 열 번째 연주회가 열리는 해였는데, 서울보성여중고 현악합주단과 전주기전여중·고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사진1) 196151일 오후 8

전주 신흥고등학교 대강당

할렐루야 합창단 창립 발표회 팸플릿

 

사진2)

19661210일 할렐루야 합창단 제10회 연주회

전주 신흥 중고등학교 대강당

지휘:김성지/반주:고행자

 

1965년에는 예수병원 환우들의 정신적 치료를 위해 전주예수병원합창단이 창단된다. 각종 음악회와 연주회, 각 병실 합창 및 시각 장애우 돕기 음악회 등으로 지역사회 음악문화 발전에 공헌하는 역할을 한 전주예수병원합창단은 각종 경연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수상을 했다.

- 1971, 1972, 1975년 전북새마을합창경연대회 1

- 1975년 문화공보부 전국새마을합창경연대회 은상

- 1975MBC TV 주최 우리자랑 노래자랑 전국대회 2

- 1980년 한국방송공사 주최 전국합창경연대회 2

- 1985년 한국방송공사 주최 국군의 날 경축 전국합창경연대회 은상

- 1985KBS주최 국군의 날 경축 제 1회 호국가요제 은상

 

1999918일부터 925일까지 78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던 연주회는 예수병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하여 예수병원의 설립자 마티 잉골트(Dr. Mattie Ingold)를 파송했던 Rock Hill, SCFirst Presbyterian Church에서 찬양함으로서 예수병원을 대표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성가곡들과 <옛동산에 올라>, <선구자>등의 한국 가곡이 울려 퍼졌던 이 미주공연은 일생을 의료 선교사로 헌신 봉사한 미국장로교 선교사들과 암 센터 건립을 위해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려는 의미와 함꼐 암 센터 건립 모금을 마련하고자 한 연주회였다. 그 외에도 김성지 교수가 이끄는 전주예수병원합창단12회의 정기연주회, 18회의 해외의료선교를 위한 연주회 그리고 교회 및 병동 연주회 등을 포함하여 130 여회의 연주회를 했다.

 

      

사진3)1969년 전주예수병원합창단

사진4)전주예수병원합창단 미국순회연주회(1999918~928)

 

1972-1981

전북지역 최초의 남성 합창단 1972124, 전주시민문화관에서 첫 연주회를 성황리에 개최한다. 그에 앞서 19721030, 지휘자 김성지와 단장 구성원씨가 주측이 되어 발족했으며, 이는 음악애호가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전라북도 최초 남성 합창단으로서 그 의의가 있다. 당시 징합창단우리 스스로 뭉쳐진 노래의 울림이 징 소리처럼 멀리 울려 퍼져 따뜻한 이웃들에게 환한 미소의 꽃이 피워지기를 원합니다.”라고 당시 포부를 밝혔다.

    

    

사진5)전주남성합창단

사진6)1972남성합창단연주회 팸플릿

사진7)1972남성합창단연주회 프로그램

 

이 밖에도 1981년 지휘자 김성지가 창단한 전주KBS합창단19841123일자 전북일보에 창단 연주회 소식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전주‘KBS 84 정기연주회가 24일 저녁 730분 전북학생회관에서 열린다. ‘KBS전주합창단 전주 BS 합창단’(지휘 김성지) 어린이합창단(지휘 강승구) 실내악단이 출연하여 전주교대합창단이 찬조 출연한다. 그리운 금강산, 흰 구름 뭉게구름, 길손, 달밤, 고향 생각 등 우리 가곡을 비롯 20여 곡이 연주된다.


사진8)1982 KBS‘전주합창단 정기연주회

 

1984-1990

1984년에는 전주YMCA 합창단10년 만에 지휘자 김성지에 의해 재창단 되고 같은 해 1216일에 KBS 방송공사 주최의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다.

무엇보다 김성지 지휘자의 가장 큰 공적은 전주시립합창단이 전문합창단으로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 직업인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든 일이다. ‘전주시립합창단 19666천길량 교수에 의해 창단되었던 전주시립합창단1972년까지 총 10회의 정기연주회를 가진 바 있었다. 그 후 12년의 공백이 있었던 전주시립합창단198410월 중순 즈음, 다시 모여 한 달 남짓 연습을 마치고, 지휘자 김성지와 반주자 이미현을 포함하여 총 62명의 구성원으로 재출항을 준비한다. 송년음악회를 겸하여 19841210,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창단음악회는 1천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된다. 그들이 이 날 들려준 하모니는 전문 합창단의 탄생과 더불어 오늘날 전주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의미심장한 울림의 시작이 되었음에 틀림이 없었다. 또한, 이듬해 624일 열린 제2회 정기연주회는 전주지역의 음악발전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으며, 2000년에 이르기까지 지휘자 김성지가 이끄는 전주시립합창단은 시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9) 198762일 제6회 전주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전북학생회관)

사진10)1997년 전주시립합창단

    

19861월에는 전주어머니합창단이 재창단 되어 매주 수요일 꾸준한 연습을 통해 마침내 1987618, 전북예술회관에서 정기연주회의 서막이 오른다. 당시 지휘자 김성지는 가정의 행복은 사회의 평화를 이끌 수 있는 근본이라는 점에서 주부들이 음악을 생활화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매년 연주회를 정기적으로 가지고, 음악의 생활화를 뿌리 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1989년에는 초등 교원들의 음악에 대한 질적 향상과 직접적으로 음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북초등교원합창단이 창단되었다. 그 해 615, 전북학생회관에서 첫 연주회를 시작으로 연 2회에 걸쳐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1993년에는 영남과 호남의 화합은 초등 교원으로부터라는 목표 아래 대구초등교원합창단전북초등교원합창단의 교환 연주회가 대구와 전북 정읍에서 성대하게 개최 되었다.

1990년에는 다양한 직종의 시민들이 합창을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찾고 음악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서 활동하고자 한 시민들의 모임으로 전주울타리합창단이 탄생한다.

 

개개인의 소리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서로 어울리지 않으면 합창이 성립될 수 없습니다. 좋은 음악이 완성되려면 사람 사이에 일체감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서로 간에 애정과 사랑이 없다면 힘든 일이지요. 그래서 합창은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는 지휘자 김성지의 부지런한 발자취와 하모니는 귀감이 되어오고 있다.

  

Onto the Music of chOir

모든 인간을 위한 음악

달 밝은 하늘 밑 어여쁜 내 얼굴

달나라 처녀가 너의 입 맞추고

코스모스 너는 가을의 새 아씨

외로운 이 밤에 나의 친구로다

 

이기순 작사, 이흥렬 작곡 <코스모스를 노래함>가사의 일부

 

 

1997년 가을, 코스모스를 노래하는 어여쁜 이들이 있었으니...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에 시청 강당에서 열렸던 시민들을 위한 문화서비스 틈새 음악회의 주인공들이다. 지금은 보편화된 찾아가는 음악회의 시작인 셈인데, 당시 57명의 상임단원과 지휘자 김성지가 이끄는 전주시립합창단이 그 역할을 했다.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도 시민들에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주를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 틈새 음악회 공무원들과 인근 주민들 모두 음악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그 밖에도 아파트 순회음악회, 도내의 중·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서 클래식의 깊은 맛을 선사하고 사람의 목소리로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던 오후의 작은 열린음악회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음악과 가까워 질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그 자리에서 지휘자 김성지는 박수치는 자가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되어라이런 이야기들을 그 당시 학생들에게 했다고 한다.

음악회뿐만 아니라 지휘자 김성지는 음악과 생활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공무원 교육원, 농민 교육원, 운수 연수원에서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났다. 단순 명쾌했던 그의 강연은 한결같이 삶 속의 예술을 주장하고 있었는데, 이는 국민 정서 함양을 향한 지휘자 김성지의 끓어오르는 열정을 담은 것이었다. 또한, 음악의 생활화에 앞장서고자 한 그의 강좌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MBC 전주문화방송 교양 여성강좌 생활 노래 지도자로 활동

- MBC 전주문화방송 주최 교양 여성강좌에 출강하여 주부들의 정신건강과 가정의 평화 를 위하여 생활 노래를 지도하며 음악의 생활화에 노력함

 

2) 전북 농민교육원 음악과 생활 교육 출강

- 다양한 직종의 전북 도민과의 음악과 생활의 만남 속에서 정서적 안정을 위한 음악과 생활 교육을 담당하고 있음

3) 전북 운수 연수원 음악과 생활 교육 출강

- 음악의 생활화를 주제로 운수업 종사자의 사고 예방을 위하여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음악적 교육을 실시함

그는 음악인으로서 홀로 있으면 있음이 아니지요.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것, 이것이 음악인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라는 자신의 삶 속에 배어있는 음악을 강연을 듣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전하려는 시도를 항상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흔 한살이 되던 해에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연주했던 피아니스트! 또 낡은 피아노 혹은 조율이 안 된 피아노에서도 연주를 사양하지 않았던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Sviatoslav Richter)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Interview about choIr

전북 합창음악의 아버지 파파, 김성지와의 만남

 

Q. 60년 이상 합창음악과 함께 한 지휘자에게 합창은 어떤 의미일까요?

 

A. 합창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한결같은 화음을 만들어야 하고 구성원 모두가 일치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단원들 역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가져야 하며, 지휘자가 이를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지휘자는 엄격한 자기 관리할 줄 알아야 하며 때로는 자신을 낮출 수도 있어야 합니다. 합창은 사회를 깨끗하고 화목하게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틈틈이 합창단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이 사회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에는 사랑이 있고, 합창 속에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담겨 있습니다. 합창은 단순한 음악적 작업이 아니라 아름다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시 과거로 돌아가신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A. 피아노 공부를 깊이 하고 싶어요. 피아노는 독주, 반주, 그리고 혼자서 하나의 작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역할이 가능한 악기이지요. 다시 과거로 갈 수만 있다면 이렇게 다양한 연주의 매력을 갖고 있는 피아노 공부를 맘껏 하고 싶습니다.

 

Q. 세 자녀에게 음악을 전공시킨 아버지로서 현재 자녀를 음악가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모의 욕심이 먼저가 아니라 자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의지가 밑거름이 되어 열정과 간절함으로 이어진다면 음악가로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보다 한 분야에 몰입하는 창조적인 사람으로 길러져야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Q. 일반 대중이 대규모로 참여한 특별한 합창 무대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연이었나요?

 

A. 19911072회 전국체육대회가 전북에서 열렸습니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전북 도민 1,500명이 대거 참여한 뜻깊은 공연이었습니다. 사전에 5개월 가량의 연습 시간이 있었습니다. 본 행사를 통해 전북의 음악 수준을 높이고 성공적인 전국체육대회가 되도록 헌신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사진11)199172회 전국체육대회도민합창

 

Q. 오랜 세월을 몸담으셨던 전주시립합창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음악회는 어떠셨나요?

 

A. 2016전주시립합창단은 창단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6회 정기연주회‘4인의 지휘자, 역사를 그리다.’라는 부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렸습니다. 역대 지휘자들이 재임시 무대에 올렸던 최고의 레퍼토리만으로 음악회를 꾸몄지요. 전북대학교 교수 소프라노 이은희, 한일장신대학교 최동규 교수가 참여한, 7장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으로 김철, 김인재, 구천 지휘자와 저, 김성지의 무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제가 지휘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멀리 떠나간 임이여’, ‘목련화등의 곡이 연합합창으로 불렸습니다. 앞으로의 50년을 약속하게 되는 특별하고 뜻깊은 연주회였습니다.

 

사진12)2016년 전주시립합창단 50주년 기념음악회

 

Q. 후배 음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음악의 깊은 철학적 표현은 음악이론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인문학 속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서를 많이 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진짜 음악은 악보에 없습니다. 인문학적 사고의 폭을 넓혀 진실된 음악을 연주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연습만이 연주자를 자유롭게 합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요. 정답이 없는 것, 바로 이것이 정답이지요. 연주자가 연습과 연주 과정을 통해 나름의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평생을 두고 해야 하는 숙제이지요.

 

지휘자 김성지와 대화를 해 본 사람이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유머와 위트가 있다. 그리고 그 대화의 내면에는 평생 합창음악에 헌신한 깊은 내공이 존재한다.

 

no Retirement in choiR

전북 합창의 별의 정년퇴임

정해진 시간이 또 다른 출발선이 된다.

 

1999514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지휘가 김성지가 1965년부터 몸담은 전주교육대학교정년퇴임을 축하하는 음악회가 있었다. ‘예수병원합창단’, ‘전북초등교원합창단’, ‘전주한울림합창단’, ‘시냇가 중창단’, ‘전주교대황학합창단’, ‘전주시립합창단등이 정성껏 무대를 꾸렸다. 또한 세 자녀의 피아노 3중주도 이 날 무대를 빛냈다.

3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전북 음악교육의 개척자이자 전북 합창음악의 선구자로 쉼 없는 세월을 달려온 지휘자 김성지에 대한 감사의 무대였다.

 

영원한 현역이여

-김성지 교수, 정년 즈음하여

시인 허소라

소리의 감옥 속에서

나귀처럼 지쳐있는 우리에게

새소리처럼 아름답고 귀한 오선지로

우리를 눈뜨게 하신 당신

늘 값없이 떠돌던 우리 영혼 속에

언제나 초록빛 쉼표를 주고

사랑과 웃음을 심어주던

화해의 전도사여

당신의 지휘봉 끝에 햇살이 묻어나고

번들번들한 이마에 땀방울이 돋아나면

방황에 익숙한 우리 눈들이

하나로 모여지고

그때에야 계절은 살아있는 자들의 몫

살아있는 자들의 축제,

살아있는 자들의 이름이 날개를 단다.

누가 인생을 삭막하다 했는가

누가 인생을 고해라 했는가

여기 찾아와 희망의 이름표를 달아라

여기 찾아와 지칠 줄 모르는 기관차를 보아라

 

언약궤 멘 암소, 새끼 떼고 올 때

벧세메스길 향하여 울며 갈 때

결코 좌우로 치우치지 않듯

그렇게 악보만 보고 오신 당신

온몸으로 소리만 건지며 오신 당신

오 당신은 이제 휴식이 아니다

그만이 아니다

떠남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그러기에 당신은

영원한 이 시대의 현역.

영원한 음악과 사랑의 전도사,

영원한 이 시대의 믿음일지니.

1999년 지휘자 김성지 교수 정년퇴임축하 합창제의 축시

 

그리고 2019115일 화요일, 늦가을의 저녁

 

지휘자 김성지의 열정은 계속되고 있었다. 2005년 시작된 전주장로합창단은 올해로 열네 번째 정기연주회 무대를 맞이했다. 이번 연주회는 어느 때보다도 가을의 풍성함을 더욱 머금고 있었다. 합창 단원 겸 피아니스트인 두 분의 피아노 듀오 연주와 여성합창단의 특별 무대 그리고 드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까지! 역시 살아있는 지휘자 김성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에게 만찬을 대접하고 배웅하는 방법 또한 훌륭했다. 몇 곡의 앵콜 후, 찬송가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