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1. '디자인 1세대' 김윤환 선생님은 목공예 작가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디자인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인물이에요. 선생님의 따뜻한 작품세계와 생애를 같이 알아볼까요?
point 2. 전북 무형문화재 제9-1호 판소리장단(고법) 예능보유자인 국악인 이성근 선생님은 고달팠던 근현대 시기를 거쳐 거쳐 전북 제일의 명고수로 거듭나신 분이에요.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명고수의 삶을 되짚어 보았어요.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담당자 수혁입니다.
하루가 정말 눈 깜작할 새 지나간다고 느껴지는 11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12월 한달 만큼은 연말 분위기도 느끼며 올 한 해 추억도 되짚어 보면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준비하면 어떨까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처럼 전주 백인의 자화상 선정 예술인 소개도 어느덧 두 분만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번 달 뉴스레터에서는 7인의 선정 예술가 중 작고 예술인을 조명해 볼까 합니다.
어떤 분이 채록되었는지 궁금하시죠?
마지막으로 소개 해 드릴 예술인은 목공예가 故 김윤환 선생님과 판소리 고법 보유자 故 이성근 선생님 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작고 예술인은
목공예가 故 김윤환 선생님 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물밀듯 밀려온 미국문화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디자인계의 발전 (1970~1980년대) 속에서도 지역에서 공예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는데요.
김윤환 선생님은 수도권 중심으로 전개되는 공예 활동의 중앙집중화 현상의 돌파구로 전북산업디자이너협회(JSID)를 조직하여 전북산업디자인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30년 넘게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전북 미술의 기틀을 다지는 데 힘쓰고 지역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에요.
김윤환 선생님은 무엇보다 나무를 사랑하는 목공예가였어요.
초기부터 나무에 자신의 감정을 담아낸 작품을 만들었던 선생님은 다른 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고 오직 나무에서만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를 살렸습니다.
이는 선생님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작업실에서 찍은 사진 속 선생님의 온화한 미소가 평소 나무를 사랑하는 성품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김윤환 선생님의 기록을 맡은 김미선 선생님께서 함께한 소감을 전해오셨습니다.
김미선 채록연구자
제발 늦지 않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예술가의 발자취와 기억을 하나하나 꿰어나갑니다.
김윤환 교수님은 전통공예를 현대적인 것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첫 번째 세대이며 서울 집중적인 공예문화를 지역에 확산 보급하여 활성화하는 데, 공헌하셨습니다.
예술가의 생을 걸으면서 느끼셨을 삶과 예술적 환희, 열정, 그리고 좌절의 극복!
우리가 함께 공감하며 한 예술가의 인생사를 통해 전북 예술에 깊이 있게 심취한다면 진심으로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예술은 한 명의 선구자나 존경받는 지도자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의 예술가들이 묵묵히 자신의 예술적 소임을 다하며
그 길을 함께 하고 있었기에
전북의 예술이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력
현재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초빙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순천대학교 등 강사 역임
서울 서화갤러리(청담동), 서울 갤러리 창(인사동) 큐레이터 역임
ARTSEOUL 기획공모전(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전시기획 참여
공저로서 《완주예인 기억과 기록 사이》(2020), 《미술사 한 걸음 더》(2022), 《고창미술사》(2023) 등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작고 예술인은
판소리 고법 명인 故 이성근 선생님입니다.
소리꾼으로 먼저 국악의 세계에 입문한 이성근 선생님은 그 덕분에 소리의 내용과 속을 잘 아는 '깊이 있는' 고수로 평가받으며 1992년 전북 무형문화재 고법 보유자가 되었는데요.
선생님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사셨는데요. 유랑극단과 여성국극 단체를 거쳐 전주에 정착하셨다고 해요. 이후 타계하기까지 험난했던 예술가의 길 위에 한국 전통예술의 명맥을 지킨 당대 전라북도 제일의 명고수이십니다.
특히 이성근 선생님의 막내아들이면서 제자이기도 한 이상호 선생님은 대(代)를 이어 활동하고 계신데요. 지난 2023년 이상호 선생님께서 전북도 무형문화재로 선정되셨다고 하니, 괜스레 저 또한 덩달아 뭉클해지네요.
이성근 선생님의 기록을 맡은 김정태 선생님께서 독자님들에게 인사를 전해 오셨습니다.
김정태 채록연구자
이성근은 젊은 시절, 전통예술의 전승이 어려운 상황에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가정의 생계를 꾸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국극단체 등 유랑생활을 하였다.
다행히 50대인 1988년 전라도립국악원 창극단원으로 입단함으로써 전주에 터를 잡고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였고, 이후 고수로 전향하여 전주를 대표하는 명고수로서 삶을 영위하였다.
그의 삶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변기에 척박하고 외로운 예술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선생의 삶을 통해 앞선 선배들의 한국 전통예술의 명맥을 지키려는 처절한 몸부림은 후학들의 본보기이자 전통 예술인의 좌표로서 우리의 삶의 돌아보게 하였다.
-이력
조통달, 정철호, 김일구 선생님께 판소리 사사
박근영 선생님께 판소리고법 사사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석사학위 취득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 취득
저서 : 『판소리 득음 연구』(제13회 판소리학술상, 2014 세종도서)
논문 : 「판소리 발음법의 특이성 고찰」 등 10여 편
2008년 수궁가 완창 발표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2017년 적벽가 완창 발표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지금까지 2024년도 전주백인의자화상 기록예술인 7인을 모두 만나보았는데요.
담당자인 저 또한 한분 한분 선정 예술인 분들을 되짚어가며 글을 작성하니 의미 있던 뉴스레터가 된 것 같았습니다. 독자님들도 올해 뉴스레터 중 마음에 와닿는 인물이나 글귀가 하나라도 생각난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저 또한 이 뉴스레터를 읽는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길 바라면서 이만 줄여볼까 합니다.
마지막 12월 호의 주제는 그동안 뉴스레터를 작성하면서 느낀 점과 후일담을 말씀드려볼까 해요. 추워진 날씨 건강 유념하시고 저희는 다음 달에 만나요!